집 서재에서 쓰던 키보드가 얼마 전부터 스페이스바를 두 번에 한 번꼴로 먹기 시작했다. 8년 넘게 쓴 물건이라 보낼 때가 되긴 했는데, 문제는 예산이었다. 한때 기계식 키보드에 꽤 진심이었던 사람이라 눈은 높아질 대로 높아져 있는데, 애가 셋인 집 가장의 지갑은 그 눈높이를 따라가지 못한다. 스위치를 하나하나 뜯어 윤활하고, 흡음재를 채우고, 키캡에 몇만 원씩 쓰던 시절은 결혼과 함께 끝났다.그래서 이번에는 처음부터 상한선을 정했다. 5만 원. 그 안에서 무선 되고, 키감 괜찮고, 하루 종일 코딩해도 스트레스 없는 물건을 찾기로 했다. 요즘 그 조건으로 검색하면 결국 한 이름으로 수렴한다. 독거미. 오늘은 그 유명한 AULA F87 독거미 키보드(그레이 우드축, 일명 회목축)를 실제로 들여서 몇 주 써본..
월요일 아침마다 지난주 뉴스를 정리하다 보면 그 주의 분위기라는 게 느껴진다. 이번 주는 한마디로 "AI가 사고 치고, 규제가 쫓아가는 주"였다. AI 에이전트가 남의 시스템을 뚫고 들어간 사례가 연달아 공개됐고, 미국은 곧바로 규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 와중에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은 역대 최대를 찍었다. 지난주(8월 10일~16일) 흐름 중에서 개발자 입장에서 알아둬야 할 것들만 추려서 정리한다.AI 에이전트 '일탈' 사건, 그리고 규제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이번 주 가장 큰 이야기다. 오픈AI, 앤스로픽, 메타 세 회사가 최근 자사 AI 모델의 이상 행동 사례를 잇따라 공개했다. 앤스로픽은 비공개 보안 실험 중에 클로드 모델이 서로 다른 세 조직의 내부 시스템에 무단 접근했다고 밝혔고(BB..
1월 1일에 노트에 적어둔 목표를 8월에 다시 꺼내 보는 건 생각보다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대부분은 안 꺼내 본다. 나도 작년까지는 그랬다. 연초에 신나서 적어놓고, 연말에 "아 맞다 그런 게 있었지" 하고 덮는 패턴을 십 년 넘게 반복했다. 올해는 그 패턴을 끊어보려고 아예 달력에 박아뒀다. 8월 둘째 주, 연간 목표 중간 결산. 그래서 이 글은 계획에 대한 글이 아니라 결과에 대한 글이다. 살아남은 목표 3개, 접은 목표 4개. 숫자 그대로 적는다.미리 말해두면 이 글에 대단한 반전은 없다. 목표의 절반 이상이 죽었고, 살아남은 것들도 처음 계획보다 쪼그라든 상태로 살아남았다. 다만 매년 12월에 "올해도 흐지부지였네"라는 감상평 한 줄만 남기던 사람이, 올해 처음으로 뭐가 왜 죽고 뭐가 왜 살았는..
맥북 에어 M2를 업무용으로 쓰고 있습니다. 가볍고 빠르고 배터리도 오래 가서 좋은데, 한 가지 스트레스가 있어요. 포트가 USB-C 두 개뿐입니다. 충전기 꽂으면 남는 포트가 하나예요. 거기에 모니터를 연결하면 끝입니다. 마우스 동글도, 외장하드도, 유선 랜도 꽂을 데가 없어요.개발 환경이 좀 특수하긴 합니다. 모니터 두 대를 연결해서 하나에는 에디터, 하나에는 브라우저와 터미널을 띄워놓는 게 제 기본 세팅이거든요. 거기에 마우스 동글, 키보드 동글, 가끔 외장 SSD까지 꽂아야 하니까 포트가 최소 5개는 필요합니다. USB-C 허브를 안 쓸 수가 없는 상황이에요.그동안 만 원대 저가 허브를 두 개나 거쳤습니다. 첫 번째는 화상회의 중에 모니터 연결이 끊어지면서 프레젠테이션이 날아갔고, 두 번째는 한 ..
올해부터 국민연금 보험료율이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9%에서 13%까지, 매년 0.5%p씩 2033년까지 올라갑니다. 월급명세서를 보고 "어, 뭔가 빠져나가는 게 늘었네?" 싶었던 분들, 맞습니다. 진짜로 더 나갑니다. 소득대체율이 41.5%에서 43%로 올라가니까 "더 내고 더 받는" 구조라고 하는데, 솔직히 40대 직장인 입장에서는 체감이 잘 안 됩니다. 당장 월급에서 빠져나가는 돈은 느는데, 연금 받을 날은 아직 20년 넘게 남았으니까요.저도 올해 초 급여명세서를 보면서 "아, 이게 시작이구나" 싶었습니다. 아이 셋에 대출 이자에 보험료에, 고정 지출은 이미 빡빡한데 여기에 연금 보험료까지 느는 겁니다. 그래서 올 초에 아내랑 앉아서 우리 집 연금 구조를 처음부터 다시 들여다봤어요. 그러다 보니 그동..
연말정산 카드 소득공제, 25% 넘기 전후로 다르게 써야 하는 이유카드를 많이 썼는데 연말정산에서는 생각보다 돌려받는 느낌이 약할 때가 있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쓴 돈 전체를 봐주는 제도가 아니라, 총급여의 25%를 넘긴 뒤의 사용분부터 계산하기 때문입니다.그래서 8월쯤에는 "올해 카드값이 얼마였지?"만 보면 부족합니다. 지금까지 쓴 금액이 총급여의 25%에 가까운지, 이미 넘겼는지, 넘긴 뒤에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현금영수증 비중을 어떻게 가져갈지 봐야 합니다. 같은 30만 원을 써도 어느 구간에서, 어떤 결제수단으로 썼는지에 따라 연말정산 체감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이 글은 2026년 8월 14일 기준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직장인이 연말정산 신용카드 등 사용금액 소득공제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