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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국민연금 보험료율이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9%에서 13%까지, 매년 0.5%p씩 2033년까지 올라갑니다. 월급명세서를 보고 "어, 뭔가 빠져나가는 게 늘었네?" 싶었던 분들, 맞습니다. 진짜로 더 나갑니다. 소득대체율이 41.5%에서 43%로 올라가니까 "더 내고 더 받는" 구조라고 하는데, 솔직히 40대 직장인 입장에서는 체감이 잘 안 됩니다. 당장 월급에서 빠져나가는 돈은 느는데, 연금 받을 날은 아직 20년 넘게 남았으니까요.
저도 올해 초 급여명세서를 보면서 "아, 이게 시작이구나" 싶었습니다. 아이 셋에 대출 이자에 보험료에, 고정 지출은 이미 빡빡한데 여기에 연금 보험료까지 느는 겁니다. 그래서 올 초에 아내랑 앉아서 우리 집 연금 구조를 처음부터 다시 들여다봤어요. 그러다 보니 그동안 얼마나 대충 관리했는지가 보이더라고요. 비슷한 상황인 분들이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오늘은 제가 직접 점검하면서 알게 된 것들, 그리고 실제로 바꾼 것들을 공유해 보려고 합니다.
국민연금, 실제로 얼마나 더 나가는 걸까
2026년 기준으로 보험료율이 9%에서 9.5%로 올랐습니다. 0.5%p 차이가 대수롭지 않아 보이지만 직접 계산하면 다릅니다. 월 소득 400만 원 기준으로, 기존에는 본인 부담이 18만 원이었는데 지금은 19만 원입니다. 한 달에 1만 원. "겨우 1만 원?"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게 매년 누적됩니다.
2027년엔 10%, 2028년엔 10.5%... 이렇게 올라가서 2033년에 13%가 되면 본인 부담은 월 26만 원이 됩니다. 지금보다 월 7만 원, 연간 84만 원을 더 내는 거예요. 이 돈이 어디서 나옵니까. 월급이 그만큼 올라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40대 중반을 넘어가면 급여 인상 폭이 예전 같지 않거든요. 결국 다른 데서 줄이거나, 지출 구조 자체를 다시 짜야 합니다.
한 가지 위안이 되는 건 소득대체율 상향입니다. 기존 40년 가입 기준 41.5%였던 게 43%로 올라갑니다. 단순하게 계산하면, 40년 동안 꾸준히 납부하고 평균 소득이 300만 원이었다면 월 연금이 약 124만 원에서 129만 원으로 늘어나는 셈이에요. 월 5만 원 차이. 솔직히 극적이진 않습니다. 하지만 65세부터 90세까지 25년간 받는다고 치면 1,500만 원 차이입니다. 무시할 수준은 아닙니다.

퇴직연금, DC형인데 수익률을 한 번도 안 봤다면
국민연금은 국가가 알아서 운용하니까 개인이 할 수 있는 게 사실 별로 없습니다. 보험료 올라가는 거 받아들이고, 가입 기간 최대한 늘리는 정도예요. 추후납부(납부예외 기간 보충)나 임의가입 같은 제도를 활용하면 수령액을 늘릴 수 있긴 한데, 40대면 이미 15년 이상 납부해왔을 테니 추가 효과가 크진 않습니다.
진짜 점검해야 하는 건 퇴직연금입니다. 회사에서 DC형(확정기여형)으로 운영하고 있다면, 그 돈이 지금 어디에 투자되고 있는지 확인해 보신 적 있나요? 저는 부끄럽지만 5년 넘게 한 번도 안 봤습니다. 올 초에 열어보니까 전액 원리금보장형 예금에 들어가 있더라고요. 수익률이 연 2% 남짓이었습니다. 5년 동안.
2% 수익률이 왜 문제냐면, 물가상승률을 빼면 사실상 제자리거나 마이너스거든요. 2022~2024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 3~5%였으니까, 10년 넘게 쌓인 퇴직금이 실질 가치 기준으로는 줄어들고 있었던 거예요. 돈을 모으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실은 까먹고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이걸 뒤늦게 깨닫고 올해 변경했습니다. 퇴직연금 적립금의 70%를 TDF(타겟데이트펀드) 2045로 옮겼어요. TDF는 은퇴 시점에 맞춰 알아서 주식 비중을 줄이고 채권 비중을 늘려가는 펀드입니다. 2045년 은퇴를 목표로 잡았으니까, 지금은 주식 비중이 60~70% 정도로 높고, 시간이 갈수록 안정적으로 전환됩니다. 나머지 30%는 원리금보장형에 그대로 뒀습니다. 한꺼번에 다 옮기기엔 아직 마음이 불안해서요. 이것도 경험을 보면서 천천히 비중을 조정할 생각입니다.
DC형 퇴직연금은 본인이 직접 운용 지시를 내려야 합니다. 안 내리면 그냥 디폴트 옵션(대부분 원리금보장형 예금)에 묶여 있어요. 퇴직연금 운용사 앱이나 홈페이지에서 상품 변경이 가능합니다. 미래에셋, 삼성생명, KB 등 본인 회사가 어느 운용사를 쓰는지 확인하고 앱을 깔면 됩니다. 진짜 5분이면 끝납니다. 근데 그 5분을 5년 동안 안 한 게 바로 저입니다.
연금저축과 IRP, 세액공제 한도를 채우고 있나요
40대 직장인이라면 연금저축이나 IRP(개인형퇴직연금) 하나쯤은 갖고 있을 겁니다. 문제는 매년 한도를 채우고 있느냐예요. 2026년 기준으로 연금저축 + IRP 합산 세액공제 한도는 연 900만 원입니다. 이 중 연금저축은 최대 600만 원까지 인정됩니다.
총급여 5,500만 원 이하라면 납입액의 16.5%, 초과라면 13.2%를 세액공제 받을 수 있어요. 900만 원 풀로 넣으면, 총급여 5,500만 원 초과 기준으로 연 118만 8천 원을 돌려받습니다. 한 달에 10만 원 가까이 되는 금액이에요. 연말정산 때 이게 들어오면 꽤 체감됩니다.
솔직히 저도 예전에는 "노후 자금이야 나중에 생각하지"라면서 매달 30만 원만 넣고 있었습니다. 연간 360만 원. 한도의 40%도 못 채우고 있었던 거예요. 세액공제를 반도 안 받고 있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올해부터 월 75만 원으로 올렸습니다. 부담이 되지만, 세액공제로 연말에 118만 원 돌려받는 걸 생각하면 실질 부담은 월 65만 원 정도입니다.
한 가지 꼭 알아둬야 할 점이 있습니다. 연금저축은 55세 이전에 중도 해지하면 기타소득세 16.5%가 매겨집니다. 세액공제 받은 원금 + 운용수익 전체에 대해서요. 그래서 중도에 꺼낼 가능성이 있는 돈이라면 절대 넣으면 안 됩니다. 아이 학비나 갑자기 집 수리가 필요할 수도 있으니, 비상금 3~6개월분은 CMA나 파킹통장에 따로 확보해 두고, 정말 장기로 묻어둘 수 있는 여유분만 연금에 넣으세요.

보험료, 한 번 정리하면 월 30만 원은 줄어듭니다
연금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보험 이야기가 나옵니다. 40대가 되면 보험이 쌓여 있거든요. 20대 때 부모님이 넣어준 보험, 결혼하면서 가입한 보험, 아이 낳으면서 가입한 어린이보험. 저도 세어보니 보험만 7개였습니다. 합치면 월 85만 원이 나가고 있었어요. 매달 85만 원이라니, 웬만한 월세 수준입니다.
보험 정리를 하면서 기준을 하나 세웠습니다. "실제로 보장이 겹치는 게 있는가?" 확인해 보니까 실손보험이 2개였습니다. 하나는 2008년에 가입한 구실손이고, 하나는 2015년에 가입한 거. 실손보험은 하나면 됩니다. 2008년 구실손이 보장 범위가 넓고 자기부담금이 적어서, 2015년 것을 해지했습니다. 이것만으로 월 8만 원이 줄었어요.
종신보험도 점검했습니다. 2010년에 가입한 종신보험이 월 15만 원짜리였는데, 지금 해지환급금을 조회해 보니 납입 원금보다 적더라고요. 16년 동안 넣은 돈이 원금도 안 돌아오는 거예요. 전형적인 "고비용 저효율" 상품이었습니다. 이걸 해지하고, 보장이 필요한 부분은 정기보험(월 3만 원)으로 갈아탔습니다. 같은 사망보장 1억 원인데 보험료가 5분의 1입니다. 종신보험은 보장과 저축이 섞여 있어서 비싼 거고, 정기보험은 순수 보장만 하니까 싼 겁니다.
이렇게 보험 정리로 월 30만 원을 아꼈고, 그 돈을 연금저축 추가 납입에 돌렸습니다. 보험 정리는 정말 효과가 큽니다. 10년 넘은 보험이 있다면 한 번 들여다보세요. 보험다모아(insure.or.kr)에서 본인 보험 가입 내역을 한 번에 조회할 수 있고, 보장 내용 비교도 가능합니다. 설계사한테 연락할 필요 없이 혼자 확인할 수 있어요.
가계부 앱, 귀찮아도 3개월만 써보세요
연금이고 보험이고, 결국 돈이 어디로 나가는지 파악이 먼저입니다. 저는 올 초에 뱅크샐러드를 깔아서 3개월 동안 모든 지출을 추적했습니다. 그전에는 "대충 이 정도 쓸 거야"라고 감으로 관리했는데, 실제 데이터를 찍어보니 깜짝 놀랄 일이 한둘이 아니었어요.
편의점 지출이 월 12만 원이었습니다. 퇴근길에 캔맥주 하나, 아이 간식 하나, 이런 것들이 쌓인 거예요. 커피가 월 8만 원. 하루에 아메리카노 한 잔 4,500원이면 별것 아닌 것 같은데, 20일 출근하면 9만 원입니다. 택시가 월 15만 원. 야근하고 지하철 끊기면 타는 택시가 한 달에 서너 번이면 그 정도 나옵니다. "이 정도는 괜찮지"라고 넘겼던 것들을 합치니 월 35만 원이었습니다.
가계부를 3개월 쓰면 패턴이 보입니다. 어디서 새는지, 어디가 진짜 고정인지, 어디를 줄여도 삶의 질에 영향이 적은지. 저는 편의점은 주 1회로 제한하고, 커피는 텀블러 들고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회사에 드립백도 가져다 놨어요. 택시는 비 오는 날이나 밤 11시 넘겼을 때만 타기로 했습니다. 이것만으로 월 15만 원을 줄였습니다. 대단한 절약법이 아니에요. 그냥 "무의식적으로 나가던 돈을 인식한" 결과입니다.
뱅크샐러드 말고도 토스 소비내역, 카카오페이 가계부 등 비슷한 기능이 많습니다. 어떤 앱이든 상관없어요. 카드 연동만 하면 자동 분류됩니다. 3개월이면 충분합니다. 그 이후에는 감이 잡혀서 굳이 앱을 안 켜도 지출 관리가 됩니다.

ISA 계좌, 아직 안 만들었다면 올해 안에 개설하세요
연금저축이나 IRP 외에 하나 더 챙길 게 있습니다.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예요. 2026년 기준으로 ISA는 연간 납입한도 4,000만 원, 비과세 한도가 일반형 기준 400만 원입니다. 서민형이나 농어민형은 비과세 한도가 600만 원까지 올라가요.
ISA가 좋은 건 계좌 안에서 이익과 손실을 통산해 준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A 상품에서 200만 원 수익, B 상품에서 100만 원 손실이 나면, 순이익 100만 원에 대해서만 과세합니다. 일반 증권 계좌였으면 A의 200만 원에 대해 세금을 내야 하는데, ISA에서는 순이익 기준이라 세 부담이 확 줄어요.
저는 올 초에 ISA 계좌를 만들고, 매월 30만 원씩 S&P500 추종 ETF에 적립식으로 넣고 있습니다. 거창한 투자 전략이 아니에요. 그냥 매달 같은 날 같은 금액을 자동이체로 넣는 겁니다. 3년 의무보유 기간이 있어서 단기로 빼려는 분에게는 안 맞지만, 어차피 5년 이상 장기로 굴릴 생각이면 세금 혜택이 꽤 큽니다.
ISA 만기 후에는 연금저축이나 IRP로 전환할 수도 있습니다. 이때 전환 금액의 10%(최대 300만 원)에 대해 추가 세액공제가 가능해요. 연금저축 세액공제와 별도로 주어지는 혜택이라, ISA → 연금저축 전환까지 설계하면 절세 효과가 상당합니다. 이런 구조를 알고 나서 "왜 진작 안 했을까" 싶었어요.
결국 주말 하루면 됩니다
정리하면, 40대 가장이 지금 당장 할 일은 네 가지예요.
첫째, 퇴직연금 운용 상태 확인. DC형이라면 디폴트 예금에서 벗어나 TDF나 혼합형 펀드를 검토해 보세요. 운용사 앱에서 5분이면 변경 가능합니다. 리스크가 걱정되면 30%만 먼저 옮겨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둘째, 연금저축·IRP 세액공제 한도 확인. 연 900만 원을 채우고 있는지, 아니라면 월 납입액을 얼마까지 올릴 수 있는지 계산해 보세요. 세액공제만으로 연 100만 원 넘게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셋째, 보험 정리. 보험다모아에서 가입 내역을 조회하고, 실손 중복이나 고비용 종신보험이 있는지 확인하세요. 겹치는 보장은 과감하게 정리하고, 아낀 보험료는 연금 납입에 돌리세요.
넷째, 가계부 앱 3개월. 뱅크샐러드든 토스든 아무거나 깔고, 카드 연동해서 3개월만 추적하세요. 어디서 돈이 새는지 눈에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 네 가지를 하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렸냐면, 주말 하루면 됐습니다. 아이들 재우고 나서 노트북 열고 두 시간 정도 앉아 있으면 퇴직연금 변경, 연금저축 증액 신청, 보험 해지 전화 한 통까지 끝납니다. 그 두 시간이 월 45만 원의 여유를 만들어줬습니다. 연으로 치면 540만 원이에요. 이 돈이 연금 계좌에 들어가서 20년간 복리로 굴러가면, 은퇴 시점에 꽤 의미 있는 차이가 됩니다.
40대는 돈을 가장 많이 벌면서, 동시에 가장 많이 쓰는 시기입니다. 그래서 "관리"가 중요해요. 새로운 재테크 공부를 하라는 게 아닙니다.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을 제대로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달라집니다.
다음에는 아이들 용돈 교육 이야기를 써볼까 합니다. 첫째한테 만 원을 줬더니 전부 뽑기에 쓴 사건이 있었거든요. 돈의 가치를 가르치는 게 이렇게 어려운 일이었나 싶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Unsplash 무료 라이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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