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애들 등교시키려고 현관문을 여는데 공기가 달라졌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반팔로 버틸 만했는데, 이번 주부터는 얇은 패딩 조끼를 꺼냈다. 이맘때가 되면 우리 집에는 연례행사가 하나 있다. 독감 예방접종이다. 아이가 셋이면 접종도 이벤트다. 한 명씩 데려가면 세 번 왕복이고, 한 번에 데려가면 소아과 대기실에서 한 시간짜리 인내심 테스트가 열린다.오늘은 올해 바뀐 어린이 독감 국가예방접종 내용부터, 아이 셋을 데리고 10월 안에 접종을 끝내는 우리 집 방식, 그리고 접종만으로는 다 못 막는 환절기 감기를 조금이라도 덜 달고 사는 생활 루틴까지 정리해 본다. 매년 하는 일인데도 매년 헷갈려서, 나 스스로 보려고 정리하는 글이기도 하다.올해 어린이 독감 무료접종, 바뀐 것부터 확인질병관리청 발표(2026년..
추석 연휴가 끝나고 일주일쯤 지났다. 결혼 11년차니까 명절을 스무 번 넘게 치렀다. 아이가 셋이 되고 나서는 명절이 '쉬는 날'이 아니라 '치르는 날'이라는 걸 몸으로 안다. 그리고 솔직히 고백하면, 우리 부부가 크게 싸운 날의 절반은 명절이거나 명절 직후였다. 연휴가 끝나고 출근한 월요일에 서로 말을 안 한 적도 있다.명절 부부싸움, 명절증후군, 시댁 스트레스. 명절마다 검색량이 치솟는 단어들이라고 한다. 그만큼 다들 비슷하게 힘들다는 뜻일 거다. 우리 부부도 예외가 아니었다.그런데 몇 년 전부터는 명절에 거의 안 싸운다. 사이가 갑자기 좋아져서가 아니다. 싸울 만한 지점을 미리 없애는 요령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번 추석을 복기하는 김에, 결혼 11년차 아이 셋 아빠가 명절 부부싸움을 피하려고 지키는..
월급날 저녁, 아내가 은행 앱을 보다가 한마디 했다. "우리 대출 이자 또 올랐는데?" 알고 있었다. 알고 있었는데 애써 안 보고 있었다는 게 정확하다. 한국은행이 7월에 이어 8월에도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이제 기준금리는 3.00%가 됐다. 두 달 사이 0.5%포인트가 올랐다. 애 셋 키우는 외벌이에 가까운 가장 입장에서 이건 그냥 뉴스가 아니라 매달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숫자의 문제다.그래서 이번 주말, 오랜만에 노트북을 켜고 가계 재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점검했다. 대출, 예적금, 고정지출, 아이들 교육비까지. 이 글은 그 기록이다. 재테크 전문가의 조언이 아니라, 금리 인상기를 처음 맞는 게 아닌 40대 직장인이 실제로 뭘 확인하고 뭘 바꿨는지에 대한 이야기다.두 달 사이 두 번 오른 기준금리, 남 ..
올해 봄 건강검진 결과지를 받아 들고 한참을 들여다봤다. 숫자 몇 개가 작년보다 나빠져 있었다. 크게 아픈 데는 없는데, 의사 선생님이 "운동 좀 하셔야겠는데요"라고 지나가듯 말한 그 한마디가 이상하게 오래 남았다. 마흔 넘어서 듣는 그 말은 서른에 듣던 것과 무게가 다르다. 그래서 6월부터 출근 전 30분 운동을 다시 시작했고, 오늘로 딱 석 달을 채웠다. 이 글은 그 석 달의 기록이다. 대단한 변신 스토리는 아니다. 애 셋 키우는 40대 직장인 개발자가 하루 30분을 어떻게 지켜냈는지, 몸은 뭐가 달라졌고 뭐는 그대로인지, 있는 그대로 적어본다.사진: Unsplash, Robin Benzrihem(@robinoode)다시 운동을 시작한 이유는 거창하지 않았다계기는 두 개였다. 하나는 위에서 말한 건강..
지난주에 개학 전 생활 리듬 복구 작전이라는 글을 썼다. 수면 시간 되돌리고, 아침 루틴 다시 세우고, 준비물 체크리스트 만들고. 그런데 개학하고 일주일을 지켜보니 하나가 더 남아 있었다. 아이들 책상이다. 방학 두 달 동안 책상은 공부하는 곳이 아니라 잡동사니 두는 곳이었다. 레고 부품, 슬라임 통, 어디서 났는지 모를 스티커들. 첫째를 앉혀놓고 숙제를 시키는데 10분을 못 버티고 일어난다. 조명은 어둡고, 책은 바닥에 눕혀져 있고, 시간 개념은 없고.결국 또 결론은 같은 데로 갔다. 육아는 장비빨이다. 이 카테고리에 글을 쓰는 게 몇 년 만인지 모르겠는데, 그때는 분유 포트와 역류방지 쿠션 이야기를 했었다. 애들이 크니까 장비도 같이 큰다. 이번에는 초등학생 책상 셋업이다. 개학하고 2주 동안 하나씩..
8월 말이 되면 우리 집 공기가 달라진다. 달력을 보던 첫째가 "아빠, 개학 며칠 남았어?"라고 묻는 순간부터다. 방학 내내 밤 11시에 자고 아침 9시에 일어나던 아이들이, 일주일 뒤에는 7시에 일어나서 밥 먹고 가방 메고 나가야 한다. 이게 자동으로 될 리가 없다. 아이 셋을 키우면서 개학을 여러 번 치러보니, 개학 전 일주일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개학 후 한 달을 결정한다는 걸 몸으로 배웠다.오늘은 우리 집에서 실제로 굴리고 있는 개학 전 생활 리듬 복구 방법을 정리해본다. 거창한 교육 이론이 아니라, 애 셋 등교시켜본 아빠의 실전 기록이다. 사진: Unsplash, Eyestetix Studio무너진 건 아이가 아니라 온 집안의 리듬이다방학이 끝나갈 때쯤 아이들 생활을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기상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