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개학 전 생활 리듬 복구 작전이라는 글을 썼다. 수면 시간 되돌리고, 아침 루틴 다시 세우고, 준비물 체크리스트 만들고. 그런데 개학하고 일주일을 지켜보니 하나가 더 남아 있었다. 아이들 책상이다. 방학 두 달 동안 책상은 공부하는 곳이 아니라 잡동사니 두는 곳이었다. 레고 부품, 슬라임 통, 어디서 났는지 모를 스티커들. 첫째를 앉혀놓고 숙제를 시키는데 10분을 못 버티고 일어난다. 조명은 어둡고, 책은 바닥에 눕혀져 있고, 시간 개념은 없고.결국 또 결론은 같은 데로 갔다. 육아는 장비빨이다. 이 카테고리에 글을 쓰는 게 몇 년 만인지 모르겠는데, 그때는 분유 포트와 역류방지 쿠션 이야기를 했었다. 애들이 크니까 장비도 같이 큰다. 이번에는 초등학생 책상 셋업이다. 개학하고 2주 동안 하나씩..
우리 집에는 스마트 기기가 꽤 많다. 샤오미 공기청정기, 스마트 플러그, 거실 조명, 현관 도어센서, 아이 방 온습도계까지. 문제는 이걸 제어하는 앱이 전부 따로 놀았다는 거다. 공기청정기는 미홈 앱, 조명은 또 다른 앱, 플러그는 헤이홈 앱. 아내가 "불 좀 꺼줘"라고 하면 폰에서 앱을 세 번 갈아타야 했다. 스마트홈이 아니라 앱 지옥이었다.그래서 작년에 홈어시스턴트(Home Assistant)를 집에 들였다. 결론부터 말하면, 지금은 우리 집 인프라의 중심이 됐고, 아이 셋 키우는 집에서 이게 없던 시절로 돌아가라면 못 돌아간다. 오늘은 개발자 아빠 관점에서 홈어시스턴트 도입기를 정리해본다.사진: BENCE BOROS, Unsplash홈어시스턴트가 뭔가, 왜 필요한가홈어시스턴트는 오픈소스 스마트홈 허..
이 블로그를 오래 보신 분이라면 알겠지만, 나는 제이쿼리로 DOM을 주무르던 시절부터 웹을 만들어온 사람이다. 그 시절엔 뭐만 하려고 하면 자바스크립트였다. 아코디언 메뉴도 JS, 툴팁도 JS, 부모 요소 스타일 바꾸는 것도 JS. "CSS는 못 하니까"가 당연한 전제였다.그런데 요 몇 년 사이에 그 전제가 꽤 많이 무너졌다. 최근에 사내 프로젝트 프론트 코드를 정리하다가, 예전에 자바스크립트로 짜놓은 UI 로직 중 상당수가 이제 CSS 몇 줄로 끝난다는 걸 새삼 확인했다. 실제로 걷어낸 코드가 몇백 줄이다. 오늘은 그 과정에서 실무에 바로 써먹은 모던 CSS 기능들을 정리해본다. 이론 나열이 아니라, "원래 JS로 이렇게 짰는데 지금은 이렇게 바꿨다"는 관점으로 쓴다.사진: Unsplash, Flori..
작년부터 오른쪽 손목이 심상치 않았다. 하루에 열 시간 가까이 키보드와 마우스를 잡는 직업이라 어느 정도 각오는 하고 살았는데, 마우스를 쥔 채로 스크롤을 오래 내리고 나면 손목 바깥쪽이 시큰거리는 날이 잦아졌다. 파스를 붙이고 손목 보호대를 차 봐도 그때뿐이었다. 얼마 전 키보드를 독거미 F87로 바꾸면서 입력 장비를 한 번 정리한 김에, 이번에는 마우스 차례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고른 게 로지텍 리프트(Lift) 버티컬 마우스다. 한 달 정도 회사와 집에서 번갈아 써 본 솔직한 후기를 남긴다.왜 버티컬 마우스였나일반 마우스를 쥐면 손바닥이 바닥을 보게 된다. 이때 팔뚝의 두 뼈가 교차하면서 손목이 살짝 비틀린 상태가 되는데, 이 자세로 하루 종일 클릭과 스크롤을 반복하는 게 손목에는 꽤 부담이라고 한..
월요일 아침이면 늘 하던 대로, 지난주(8월 17일~23일) IT 뉴스 중에서 개발자 입장에서 그냥 넘기기 어려운 것들만 추려봤다. 이번 주는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AI 판의 서열이 바뀌었고, 그 와중에 보안은 계속 뚫리고 있다." 앤스로픽이 OpenAI 매출을 처음으로 넘어섰다는 소식이 단연 컸고, 국내에서는 KT의 소버린 AI 어플라이언스 출시와 반도체 주가의 롤러코스터가 눈에 띄었다. 하나씩 정리해 본다.앤스로픽 분기 매출, OpenAI 첫 추월이번 주 가장 큰 뉴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월 19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2분기(4~6월) 매출에서 앤스로픽이 116억 달러를 기록하며 OpenAI(67억 달러)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단순히 앞선 정도가 아니다. 앤스로픽은 전분기 대..
8월 말이 되면 우리 집 공기가 달라진다. 달력을 보던 첫째가 "아빠, 개학 며칠 남았어?"라고 묻는 순간부터다. 방학 내내 밤 11시에 자고 아침 9시에 일어나던 아이들이, 일주일 뒤에는 7시에 일어나서 밥 먹고 가방 메고 나가야 한다. 이게 자동으로 될 리가 없다. 아이 셋을 키우면서 개학을 여러 번 치러보니, 개학 전 일주일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개학 후 한 달을 결정한다는 걸 몸으로 배웠다.오늘은 우리 집에서 실제로 굴리고 있는 개학 전 생활 리듬 복구 방법을 정리해본다. 거창한 교육 이론이 아니라, 애 셋 등교시켜본 아빠의 실전 기록이다. 사진: Unsplash, Eyestetix Studio무너진 건 아이가 아니라 온 집안의 리듬이다방학이 끝나갈 때쯤 아이들 생활을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기상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