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밤 11시에 배포가 실패했다. CI는 초록불인데 서버에서 컨테이너가 안 뜬다. 에러 메시지는 딱 한 줄. no space left on device. 디스크가 꽉 찬 것이다. 코드 몇 줄 바꿨다고 디스크가 찰 리는 없는데, 확인해 보니 루트 파티션 사용률이 100%였다. 범인은 도커였다.이런 일을 한 번이라도 겪어본 분이라면 알 것이다. 이게 한 번으로 안 끝난다는 걸. 임시로 지우고 넘어가면 몇 달 뒤에 똑같은 알람이 또 울린다. 그래서 이번에 원인부터 재발 방지까지 한 번에 정리했다. 같은 장애를 겪고 있는 분들에게 시간을 아껴드리고 싶어서 쓰는 글이다.사진: Kevin Ache / Unsplash증상: 디스크 100%, 로그인도 버벅거린다증상은 단순했다. 배포 실패, 컨테이너 재시작 실패, ..
지난주(8월 24일~30일)는 온 시장이 수요일 하나만 쳐다보고 있던 한 주였다. 엔비디아 실적 발표 말이다. 8월 중순 코스피가 이틀 만에 7% 넘게 빠진 뒤라, 개발자인 나조차 아침에 눈 뜨면 실적 컨센서스 기사부터 확인하게 되더라. 결론부터 말하면 엔비디아는 또 숫자로 증명했고, 그 숫자 뒤에 깔린 메시지가 오히려 더 흥미로운 한 주였다. 메모리 반도체의 다음 라운드, 물리 세계로 나가는 AI 에이전트, 그리고 만점짜리 보안 구멍까지 순서대로 정리해 본다.엔비디아 2분기 실적, 매출 962억 달러보다 무서운 건 "공급이 병목"이라는 말한국 시간 8월 27일 새벽, 엔비디아가 2027 회계연도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 962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 조정 주당순이익은 2.22달러..
올해 봄 건강검진 결과지를 받아 들고 한참을 들여다봤다. 숫자 몇 개가 작년보다 나빠져 있었다. 크게 아픈 데는 없는데, 의사 선생님이 "운동 좀 하셔야겠는데요"라고 지나가듯 말한 그 한마디가 이상하게 오래 남았다. 마흔 넘어서 듣는 그 말은 서른에 듣던 것과 무게가 다르다. 그래서 6월부터 출근 전 30분 운동을 다시 시작했고, 오늘로 딱 석 달을 채웠다. 이 글은 그 석 달의 기록이다. 대단한 변신 스토리는 아니다. 애 셋 키우는 40대 직장인 개발자가 하루 30분을 어떻게 지켜냈는지, 몸은 뭐가 달라졌고 뭐는 그대로인지, 있는 그대로 적어본다.사진: Unsplash, Robin Benzrihem(@robinoode)다시 운동을 시작한 이유는 거창하지 않았다계기는 두 개였다. 하나는 위에서 말한 건강..
얼마 전 팀 주니어 개발자가 짜온 코드를 리뷰하다가 잠깐 멍해진 적이 있다. 코드가 이상해서가 아니다. 너무 멀쩡해서였다. 예외 처리도 깔끔하고, 네이밍도 좋고, 테스트 코드까지 붙어 있었다. 3년차가 쓴 코드라고 보기엔 지나치게 정돈되어 있었다. 물어보니 역시나였다. "AI한테 시키고 제가 다듬었어요." 요즘은 이게 표준이다. 나도 쓴다. 부정할 생각은 없다. 다만 그날 이후로 계속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질문이 하나 있다. AI가 코드를 다 짜주는 시대에, 주니어 개발자는 도대체 어떻게 성장해야 하는가. 사진: Arnold Francisca / Unsplash코드 리뷰 풍경이 달라졌다15년 넘게 이 일을 하면서 코드 리뷰 풍경이 이렇게 빨리 바뀐 건 처음 본다. 몇 년 전만 해도 주니어 코드 리뷰의 절..
지난주에 개학 전 생활 리듬 복구 작전이라는 글을 썼다. 수면 시간 되돌리고, 아침 루틴 다시 세우고, 준비물 체크리스트 만들고. 그런데 개학하고 일주일을 지켜보니 하나가 더 남아 있었다. 아이들 책상이다. 방학 두 달 동안 책상은 공부하는 곳이 아니라 잡동사니 두는 곳이었다. 레고 부품, 슬라임 통, 어디서 났는지 모를 스티커들. 첫째를 앉혀놓고 숙제를 시키는데 10분을 못 버티고 일어난다. 조명은 어둡고, 책은 바닥에 눕혀져 있고, 시간 개념은 없고.결국 또 결론은 같은 데로 갔다. 육아는 장비빨이다. 이 카테고리에 글을 쓰는 게 몇 년 만인지 모르겠는데, 그때는 분유 포트와 역류방지 쿠션 이야기를 했었다. 애들이 크니까 장비도 같이 큰다. 이번에는 초등학생 책상 셋업이다. 개학하고 2주 동안 하나씩..
우리 집에는 스마트 기기가 꽤 많다. 샤오미 공기청정기, 스마트 플러그, 거실 조명, 현관 도어센서, 아이 방 온습도계까지. 문제는 이걸 제어하는 앱이 전부 따로 놀았다는 거다. 공기청정기는 미홈 앱, 조명은 또 다른 앱, 플러그는 헤이홈 앱. 아내가 "불 좀 꺼줘"라고 하면 폰에서 앱을 세 번 갈아타야 했다. 스마트홈이 아니라 앱 지옥이었다.그래서 작년에 홈어시스턴트(Home Assistant)를 집에 들였다. 결론부터 말하면, 지금은 우리 집 인프라의 중심이 됐고, 아이 셋 키우는 집에서 이게 없던 시절로 돌아가라면 못 돌아간다. 오늘은 개발자 아빠 관점에서 홈어시스턴트 도입기를 정리해본다.사진: BENCE BOROS, Unsplash홈어시스턴트가 뭔가, 왜 필요한가홈어시스턴트는 오픈소스 스마트홈 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