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을 보다가 잠깐 멈췄다. 오늘이 10월 4일이면, 올해가 딱 88일 남았다. 지난달 말에 '올해 100일 남음' 지점을 지나쳤고, 이제는 두 자리 숫자다. 수능 100일 전에 교실 뒤에 붙던 그 숫자를 마흔 넘어서 다시 만나니 기분이 묘하다. 지난 8월에 2026년 목표 중간 결산을 하면서 살아남은 목표 3개와 접은 목표 4개를 정리했는데, 그로부터 한 달 반쯤 지났다. 이번 글은 그 후속이다. 남은 100일 동안 뭘 할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나는 목표를 새로 세우지 않았다. 오히려 더 줄였다.남은 100일, 목표를 새로 세우지 않은 이유연말이 다가오면 이상한 조급함이 생긴다. "올해가 가기 전에 뭐라도 해야 하는데" 하는 마음. 그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면 보통 10월에 새 목표를 서너 개 추..
1월 1일에 노트에 적어둔 목표를 8월에 다시 꺼내 보는 건 생각보다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대부분은 안 꺼내 본다. 나도 작년까지는 그랬다. 연초에 신나서 적어놓고, 연말에 "아 맞다 그런 게 있었지" 하고 덮는 패턴을 십 년 넘게 반복했다. 올해는 그 패턴을 끊어보려고 아예 달력에 박아뒀다. 8월 둘째 주, 연간 목표 중간 결산. 그래서 이 글은 계획에 대한 글이 아니라 결과에 대한 글이다. 살아남은 목표 3개, 접은 목표 4개. 숫자 그대로 적는다.미리 말해두면 이 글에 대단한 반전은 없다. 목표의 절반 이상이 죽었고, 살아남은 것들도 처음 계획보다 쪼그라든 상태로 살아남았다. 다만 매년 12월에 "올해도 흐지부지였네"라는 감상평 한 줄만 남기던 사람이, 올해 처음으로 뭐가 왜 죽고 뭐가 왜 살았는..